프랑스산 압생트 - La Muse Verte











0. 구입기

프랑스는 결코 압생트를 사기 좋은 국가는 아닙니다. 일단 압생트라고 이름 붙은 건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페넬 성분인 펜촌에 대한 규제 역시 다른 EU국가 보다 심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스위스에서 압생트의 부활이 이뤄지면서 압생트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 놀러와서
압생트를 찾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는 모양입니다. 프랑스 최대의 와인샵이라 할 수 있는 라비니아를 들러서
압생트에 대해 문의했더니 당장 압생트 코너로 안내합니다. 그러나 




저한테 베르상트를 권합니다. 베르상트는 압생트풍 리큐르입니다. 설탕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난 압생트를 원한단 말이야. 설탕 없는 거 "상 쉬크헤, 응?"
그거 말고 에밀 페르노나 푸제로예 달라고 했더니 그건 프랑스에서 생산되지만 수출 온리라면서 안타까워 합니다.
그거 사려면 프랑스 말고 다른 나라 가야합니다. (전의 포스팅에서도 다뤘지만 프랑스는 압생트생산은 가능 판매는 금지인
이상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됐다 고맙다고 하고 저 혼자 옆 선반을 보는데 호곡! 눈에 띄는 브랜드가 몇 개 있더군요.
퀴블러, 그리고 제이드의 블랑쉬, 그리고 라 뮤즈 베르트, 완벽하게 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근접했어, 어헝헝.
아마도 프랑스에서 구할 수 있는 압생트 중에선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벨상트보다는 100배 나으니깐 말이죠.







1. 체험 삶의 현장!

외관은 내용물의 변색을 막기 위한 불투명 검은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거라 압생트가 아니라 "spiritueux aux plantes d'absinth(쓴 쑥 식물로 만든 증류주)"라는
눈가리고 아옹하는 기다란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68% 정통 압생트의 알콜함유량을 따르고 있습니다. 
병 뒷면에는 먹는 법과 설탕도 안들어갔고 색소도 안들어 있다는 자랑스러운 주장이 적혀있습니다.
마개는 당연히 증류주에서 볼 수 있는 T형 코르크.




일단 원액을 압생트 잔에 붓습니다.
프랑스제 싸구려 압생트 글래스인 "리오네"입니다. 15ml정도 부으려 했는데 그만 25넘게 부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것이 입에 침이고이는 바람에 벌어진 오늘의 첫번째 실수입니다.
뭐 어떻게해요 물을 더 부어서 먹어야지. 일단 5:1로 만들 생각입니다.




스푼보다 제가 좋아하는 브루이외를 올려 놓고 구멍위에 각설탕을 올립니다.
그리고 그 위에 얼음을 채워 넣는데 부순 얼음을 올려 놓는 걸 깜빡하고 웻지 얼음을 올립니다.
이 것이 입안에 침이고여 벌어진 두 번째 실 수 입니다.
그리고 브루이외에 생수를 붓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루쉬"가 벌어지는 모습을 5배 정도의 속도로 돌려본 모습입니다.
이 압생트의 루쉬는 진하고 끈적합니다. 맘에 들어요 오홍






완성!
물조절을 못해서 물이 살짝 많이 들어가버린 걸 제외하면 제법 그럴 듯하게 나왔습니다.
코 끝을 간지럽히는 아니스와 각종 허브의 향이 그윽합니다.


2. 보나스 체험
투우의 열정을 그린 헤밍웨이의 작품 "오후의 죽음"의 이름을 딴 "Death in the afternoon"이라는
칵테일을 만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신의 글라스" 사사쿠라 류는 가짜 압생트를 썼었지만 저는 진짜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실 샴페인님 역시 멈이 아니라 독일의 에디션 바움입니다. 일단 뮤즈 베르트의 풍부한 허브향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
리슬링 베이스를 골랐고 좀 달아도 좋을 듯해서 과감하게 브륏보다 살짝 더 달콤한 엑스트라 트로켄을 선택했습니다. 
(원래는 브륏을 첨가하는 게 정답입니다)

샴페인 플루트에 압생트를 붓고 천천히 거품이 올라오지 않도록 스파클링 와인을 붓습니다.







완성 "오후엔 마시고 죽자"라는 이름의 Death in the afternoon"완성. 잔은 스왈롭스키에서 나온 플루트가 수고해 주시는 바람에
 극약에 가까운 칵테일임에도 불구하게 우아하게 죽을 수 있을 듯합니다.




* 예고편



T. A. 브로의 압생트 블랑쉬, 제이드의 블랑솃 이야기...

추가:
마약 먹었다고 신고할 바보들이 있을지도 몰라서
마셔봤다나 무슨 맛이라는 이야기는 당분간 안 씁니다.
라는 건 핑계고

종합적으로 따로 포스팅 준비중입니다...
오늘은 사진으로만 참아주....


by 액화철인 | 2009/06/23 02:08 | 입 안의 쾌락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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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6/23 02: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액화철인 at 2009/06/23 09:38
압생트는 원래 스트레이트로 마시지 않습니다.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상당히 괴롭죠. 매우 씁니다.

물을 부었을 때 맛의 변화는 큽니다.
물을 붓는 것은 안에 들어 있는 허브의 향을 개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뿌옇게 변한 루쉬의 질감이 목넘김에 좋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LEILA at 2009/06/23 03:01
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Commented by 액화철인 at 2009/06/23 09:41
"오후의 죽음"은 참 맛있는데 진짜 한 잔에도 순식간에 몽롱해지더군요. 우아하게 급속으로 인사불성 모드로 미끌어지는 느낌.
어디가서 함부로 권하거나 받아먹을 만한 칵테일은 아니더군요. 위험해요 위험. ^^
Commented at 2009/06/23 11: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oxymoron at 2009/06/23 13:05
신기하네요..^^ 저도 '오후의 죽음'한잔 하고 오후동안 어디 짱박혀 죽어있고 싶군요..ㅠㅠ
Commented by 액화철인 at 2009/06/23 15:36
확실히 여러 의미로 위험한 칵테일입니다...^^
Commented by orientblau at 2009/06/23 14:00
부럽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나달 at 2009/06/23 14:57
오오, 기대하고 있는 압생트 시리즈의 끝(전격 시음기)가 눈 앞에 있군요. 츄르릅 ㅡㅠㅡ
Commented by 액화철인 at 2009/06/23 15:24
형사입건의 위협을 무릅쓰고 올리는 금지음료의 시음기라고 설레발치는 페이크.. ^^
Commented by 테루 at 2009/06/28 21:12
입안에 침이 고이네요... 구매대행같은 걸로라도 꼭 한번 사서 마셔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isdaeg at 2009/07/20 02:26
아아.... 처음으로 접하고 반해버렸습니다.
너무나 마셔보고 싶은 매혹적인 술이네요...
앞으로도 자주자주 들러서 압생트 체험기 읽어보고
많은 지식 배워갈꼐요 ^^ 갑사합니다~~
Commented by 홍월 at 2009/09/10 04:13
크릉...맛나보여요ㅠ어후 저 녹색...튜존 빠진거라도 괜찮으니 사와서 먹어볼까도 싶은데 또 그게 빠지면 제 맛이 아닐테니ㅠㅠ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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