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13일
고디바 미진출에 너무 섭섭해 하지는 말아요
언젠가 부터 해외를 나갔다 오면서 고디바를 사지 않게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으니까 입맛이 변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3년 전 쯤 라스베가스를 다녀오면서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바요땡 대여섯박스를 사고 그리고
내 것도 덤으로 챙겼던 적이 있었는데 맛이 없었어.
정확히는 들어 갈 때의 맛이 있었는데 뒷맛이 안 좋았어요.
아니 사실은 들어갈 때의 맛도 부족했어,
다크가 쉘을 이루는 놈이었는데 다크의 펀치가 없으니 나머지가 흐지부지 되는 느낌
아냐 그것도 아니야 이건 어중간해 커피 트러플이 왜 이렇게 어중간해 응?
물론 고디바 특유의 블렌딩 (물리가 아니라 화학에 가까울만큼 제3의 물질로 태어나는 완벽한 스터링)덕분에
매끈하긴 한데 너무 매끈한가? 먹고나면 입이 코팅된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거에요. 리마리오!안 그랬어 파리에서 처음 먹어봤던 그거 아니라규웃!!!
초컬릿은 테이스팅하기가 참 까다로운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죠
초컬릿이라는 게 원래 맛있어서 심지어는 500원짜리 가나 초컬릿 조차도 저는 좋아해요. (500원 어치의 값을 하니까)
그러니까 초컬릿이면 뭐든 입에 들어가면 행복해서 평가고 뭐고 잊어버리게 되요.
초컬릿 블록도 그러한데 여기에 각종 필링이 들어가는 트러플(혹은 프랄린)이면 진짜로 골치 아프죠.
그냥 단지 재료가 잘 섞였는지, 설탕이 모래처럼 씹히는지 정도만 거슬릴 뿐이고 (진짜 이런 집도 있기는 합니다.)
사실 그 이상 느끼지 못 하도록 하는 정신적인 블록 (못느낄 수록 맛있으니까 그냥 그 맛에 굴복하라)
그러니까 첫 기억 이후 습관적으로 고디바를 사왔던 거겠죠?
그런데 좋은 초컬릿은 그런게 있어요.
속에서 울컥하고 감동하는 느낌 말이죠. 진짜 찌릿하다구요.
고디바를 비싼 돈을 주고 먹었던 것도 그런 걸 추구하니까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근데 라스베가스에서 먹었던 놈은 아니었어...
진짜로 면세점에 굴러다니는 모모모 브랜드들 맛이 나는 거야 이건...(모모모가 길리앙이란 이야기는 못하겠어 옷벗고 말탄 그 여인이 화낼까봐)
평범하게만 맛있어 이건.
그 가격에 평범하게만 맛있으면 범죄 아니겠음 둥?
1966년에 캠벨이라는 캔스프 회사가 고디바를 산 후에 미국에서 엄청인기를 끄니까
미국현지 공장을 설립했다면서요..
물론 오리지널 레시피를 씁니다. 좋은 재료만 씁니다 이러지만 캠벨이 지들 숲에도 안하는 짓을
과자부스러기에 하겠습니까?
어쨌든 미국공장의 맛과 유럽공장의 맛이 틀리다는 건 잘 알려진 거고
그렇다고 유럽것은 죽이는 미국 것은 절레절레 이런 것도 아니에요.
유럽공장에서 생산된 걸 들여와 파는 홍콩의 고디바 샵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어요.
작년에 말입니다.
벨기에에 갈 일이 있어서 고디바에 대한 실망을 해소하기 위해
브뤼셀에서 고디바 샵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맛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 노이하우스하고 다른 초컬릿 가게들도 많이 갔었는데
고디바가 특히 뛰어나다는 느낌은 못받았어요.
정작 놀랬던 건 그 때 처음 들었던 브랜드인 "레오니다스"
프랄린 박스 사서 돌리다가 레오니다스도 모르냐고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때 매장 내에서 오렌지다크펄을 먹어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어요.
확실히 바 초컬릿은 약간 미진해도 프랄린/트러플은 "레오니다스" 쪽이 더 맛있었어요.
현지에선..
사실 그렇습니다. 초컬릿은 왠만하면 어느 정도는 맛있어요. 달콤하니까. 특히 프랄린은 더더욱 그래요.
원래 임포트 브랜드들은 (고디바 포함) 오랜 운송시간을 견디기 위해 크림 대신 분말우유로 만들어요.
매낀매낀해야하니까 유화제인 리마리오국물레시틴도 들어가요.
그러니 맛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그건 모든 국제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운명이에요.
레오니다스도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명동에.
그래도 내가 벨기에에서 먹었던 그 맛을 느낄 수는 없을 거에요. 물리적인 거리가 있으니까.
그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서 음식에 가해지는 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해요.
고디바 안사올꺼면 귀국하지 말라는 일본 아줌마들 덕분에 유명해지긴 했지만
고디바는 확실히 본고장에서 조차도 과대평가되었다고 이야기 되는 브랜드에요.
지난 몇년 동안 "초코이스트(chocoiste)"라는 개삽질을 한 덕분에
초콜라티에 수프리모에서 쬬꼬바와 쬬꼬볼을 만드는 제과회사로 스스로 추락하는 짓도 했고
얼마 전에 새로운 맛이라고 내놓은 프와레이 (poirelle 배와 코코 가나쉬) 같은 거 보면 진짜 어느 바닥 까지 갈지 기대가 되요.
얼마전에 캠벨이 "우리는 서민음식 브랜드로서 귀족음식 브랜드인 고디바를 가지고 있기가 부담스러워요.
앞으론 서민음식에 집중하겠습니다."이러면서 터키 식품회사 율케르에게 팔아넘겼죠. 왜 하필 율케르야...
(개인적으로는 율케르 산하의 과자 메이커인 알펠라와 고디바가 파이널 퓨전을 하는 타락의 막장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고디바 디자인이 좋고 트러플 예쁘고 고급스럽고 그래서 눈 먼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고 생색내긴 좋은 브랜드에요.
그건 어른들한테 매칼란 놔두고 발랜타인 선물주는 거하고 비슷해요. ("무식한 넌 발랜타인이나 드세요"라고 욕하면서)저도 첨엔 몬테스 알파 카쇼 먹어보고 제일 맛있는 줄 알았아요. 지금은 구강청정제라고 무시하지만.
그러니 맛있는 초컬릿을 드시고 싶은 분들은 고디바가 진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섭섭해 하지는 마세요.
비슷한 등급의 임포트는 많이 있어요. 명동에 레오니다스도 있고 스타벅스에서 파는 린트도 있어요. 노이하우스도 있어요.
그리고 눈알 튀어나오게 비싼 드보브에갈레도 청담동에 있고요. (전 안 먹어 봐서 어떤지 모르겠어요. 인터넷상의 평을 보면 왠지 4000원짜리 빅맥카페 마신 언니들 같아서 좀 우스운 듯 해서 아직 안가보고 있어요. 먹어보면 포스팅할께요)
그러니까 너무 섭섭해 하지 말아요.
사실 최근에 먹어본 가장 맛있는 초콜렛은 우리동네(광화문) 파티세리 비라는 곳의 트러플이에요.
그 평범한 카카오바리 원 초컬릿 가지고 다크하게 만들어서 필링도 없이 카카오 가루에 굴리기만 한 바로 그것.
원래 솜씨가 좋은 사람이 근처 동네에서 만든 게 제일 맛있어요. 어느 국가, 어느 동네라도.
그리고 초컬릿은 같은 레시피 같은 실력이라면 소량 생산이 대량생산 보다 언제나 맛있는 법이에요.
물론 진짜 재능 없는 사람이 만든 건 어떻게 해도 맛없지만.
(모모모 제과점 주인들 보고 하는 이야기에요. 그 따우로 할 꺼면 트러플 만들지 말아요)
오늘의 교훈:
초컬릿 특히 트러플/프랄린은 전부 마케팅이에요. 이미지구요.
만약에 진정한 어둠의 다크와 서쪽의 웨스트를 느끼고 싶어서
아메데이의 츄아오나 마다가스카르, 혹은 미셀 클뤼젤의 빌라 그라생다 뭐 이런거 드실 것 아닌 이상은
초컬릿은 왠만한 건 다 마찬가지.

집을 팔아서라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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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2/13 16:24 | 입 안의 쾌락 | 트랙백(1)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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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개멍의 생각
마누라 탱구리가 뭔가를 맛없다고 외치면, 왜 1~2년 사이에 이런 글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냐아오오오오 고디바 미진출에 너무 섭섭해 하지는 말아요...more
잘 읽었습니다.
.. 하지만 저도 트러플은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초코맛.. 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원래 초컬릿이 테이스팅하기 힘든 거랍니다. 진하면 진할 수록 달콤하면 달콤할 수록 맛이 직선적이 되는 경향이 있어서 말이죠..
주방에서 한 판 가져와서 통에 데구르르 넣고 그 걸 주걱으로 퍼서 봉지에 담아서 (츄릅) 먹는 현지의 맛과 같기를 바라는 건 무리겠죠.
그래도 맛있습니다.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오렌지 다크를 먹어봤는데 그 때 만큼의 찌릿찌릿은 없었긴 했어요. (그 때는 입안에서 "디스 이즈 스파르타!")
레오니다스 괜찮습니다. 다녀온 친구 하나는 거기 음료에 대해 투덜 거리긴 했는데 그건 진짜 확인 해봐야 겠어요.
16구 세트에 50000원 정도면........ 집 안 팔아도 살 수 있지요.^^;
오늘 가서 매장마다 한종류씩 사왔으니 당분간 심심하진 않을듯해요.
전 고디바가 몇년전(..5년인가 6년인가..확실히 몇년전인지는 기억이..)부터 맛이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3년전부터 맛이 없어졌다라..음..
라스베가스쪽 기후라던가, 그쪽 매장이 문제일지도 몰라요. 부숑도 아침맛 다르고 저녁맛 다르던걸요.
원래 트러플은 생산된지 3주 이내에 소비되어야 하는 거니까 그럴 수도 있고요.
음 제 기억으로는 레시틴이 좀 더 많이 들어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혹시 부드러움이 맛있음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사실 그 이 후에도 다른 매장에서 먹어봤는데 브뤼셀 때 말고는 다 그 때와 비슷했어요.
홍콩에서도 마드리드에서도
절 덕후로 만든데에 일말의 책임의 있으신 액화철인님으로서 포스팅 좀 해주세요;;
현재 제 스코어는 와치맨에 열광하고 헬보이에 거품물다가 실탄이 모자라 좌절하던 중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들은 여전히 경배하고 브이 포 벤데타에서
조금 갸웃거리며 막힌 듯 해요.
샌드맨을 간보고 있는데(오늘 사바스님도 극찬을) 시공사 책들 너무 비싸요.
로닌과 벤데타의 벽이랄까, 책 크기과 가격에 비해 재미는 기존 것들에 비해 조금 의심이 가다보니
(사실 1회독으로 잘 이해가 안간다는 독해력 부족이 더 크지만;; 작화도 좀 걸쩍지근하고..특히 로닌-_-)
샌드맨 덜컥 사기 좀 꺼려지더군요.
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시길^^
로닌의 작화는 그게 원래 프랭크 밀러의 매력입니다. 진짜 마쵸스러운 그림인데 취향을 많이 타는 듯 합니다.
신시티도 비슷한 느낌이죠. (로닌에서 디테일을 많이 줄이고 표현주의적 자세를 취하면 신시티)
브이포벤데타라면 데이빗 로이드의 그림일텐데 인쇄 상태에 따라서 이상한 작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굉장히 뛰어난 그림입니다)
말씀해 주신 책의 번역본들은 제가 여유가 없어서 아직 못봤습니다. 조만간 샌드맨 관련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 사바스님 포스팅의 스캔 부분을 봤는데 번역은 괜찮은 것 같은데 레터링이 맘에 안드는 군요. 저상태에서 어떻게 "디자이어"나 "딜리리엄"의 대사를 옮기려고 그러나하는 걱정도 들고 말이죠....
전 참 신시티 작화는 미친듯이 좋아하면서 봤거든요;; 로닌은 사실 제작연도를 고려하면 참을 수 있지만
특히나 배경그림들이 디테일하긴한데 차라리 좀 날려주어서 심플하게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동시에 드는 이상한 현상이 들었어요;;
브이 포 벤데타는 진짜 속으로 우와 짱이다!!막 이러면서 보다가도 군데군데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작화자체는 정말 내공이 뛰어나다고 느꼈지만 제게는 뭐랄까 인물구분이 잘 안된다는 결점이-_-
그래도 꼭 재독에 도전하겠습니다^^
샌드맨 포스팅 기대 만땅하고 있겠습니다!!!
레오니다스는 현지에서 먹어본 일이 없어서 그런가, 명동 매장에서 처음 먹어보았을 때 맛있었어요.
아메데이는... 누가 준다면 덥썩 물어야 합니다 .덥썩.
전 미국 워싱턴에서 먹은 고디바는 맛있었는데 프랑스 파리에서 먹은 레오니다스는 으잉;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둘다 수도)
결국 그냥 로컬샵들에서 파는 걸 사먹는 게 제일 낫더군요; 내일 발렌타인인데 염장이나 당하러 샵이나 또 가봐야겠어요 ^^;
대형화 되고 나서 바뀌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랑쁠라스 고디바 매장에서 먹는 것이야 감격할 정도로 맛있지만 언급하신것 같이 해외로 나오면 그저그런 공산품 초콜렛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노이하우스는 가끔씩 알루미늄 캔박스로 스페셜 버젼을 발매하는데, 이것이 아주 훌륭합니다. 케이스 자체가 하나의 아트 컬렉션이니까요.
저는 마그리뜨 버젼을 가지고 있는데 볼 때마다 흐뭇해지곤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맛은 있지만, 그만한 가격을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가 전체적인 평이었다고 합니다.
정식 수입이 아쉽긴 하지만,
글에서 언급하신 곳들 부터 한번씩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치만 역시 초콜렛은 뭐든 맛있어서...;;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감동받았던 건 가나 블랙이었는데ㅋ
딱 한번 먹어보고 완전 감동받았는데, 이후로는 안팔더라고요.
...요즘에는 일본 롯데에서 수입한게 들어오긴 하던데... 어흑흑. 가격이.
혹시 뉴욕市 가실일 있으시면(한 네시간 드라이브죠?) 판매 매장이 세 군데 있습니다. 브루클린에도 하나 있구요
http://www.etgglobal.com/Amedei/Stores.htm
최고 제품은 Chuao인데 12개로 조그만하게 샘플러처럼 포장된 나폴리테인이 있고 그냥 50g짜리 solid bar가 있습니다. 같은 품질인데 나폴리테인쪽이 당연히 공정 및 포장 덕분에 더 비쌉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마다가스카르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