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크리스마스 케익 "볼로 프레투"를 만들어 보았다 3/3 - 제작 및 시식편-

볼로 프레투, 의외로 포트 와인 보다는 아이스와인과 더 어울린다.
노리타케는 그저 옵션...


1. 제작편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할 사항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들이 복작거리는 가운데에 게다가 업무덕분에 조금 늦게 와서
장장 5시간 동안 거실과 주방을 왔다갔다하면서 요리를 하다 보니 정작 제작과정 사진은 하나도 못 찍었다는 것...

- 어쨌든 준비가 장황한 것과는 다르게 그다지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식빵팬안에는 버터+밀가루가 아니라 시판되는 식용 이형제를 발라놓았고 육두구/시나몬/정향/밀가루/베이킹파우더를 섞은 걸 체에 쳐서 잘 섞어 놓았습니다.

- 예전에 쓰던 300불이 넘는 키친에이드 믹서를 미국에 놓고 온 바람에 최근에 구입한 중국제 럭셀은 출력은 쓸만한데 용량이 받쳐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패들이 없어서 그냥 거품기 익스텐션으로 섞다 보니 신경을 써줘야 할게 많았다고나 할까요. 특히 처음에 머스코바도 설탕이 버터 안에서 풀리지 않기도 해서 비팅중에 주걱을 살짝 대어 분쇄해주기도 해야하기도 했습니다.

- 버터와 계란의 온도는 아침부터 신경을 썼던 요소라 문제가 없었습니다. 전부 넣는 대로 잘 섞이더군요. 바닐라 엑스트랙을 좀 넣고 조금 섞다가 밀가루를 넣으려 보니 우엥 럭셀에 보울에 들어갈 양이 아닌겁니다. 게다가 여기에 3리터 분량의 충전제까지 넣어야 하니... 그래서 초대형 보울에서 주걱과 핸드믹서로 섞었습니다.

- 일단 일반적인 볼로프레투는 150도씨에서  1시간 굽고 15분마다 바늘을 찔러 넣어 다 익었는지 확인합니다. 본 레시피는 두시간가량이지만 쓰고 있는 SMEG오븐의 타이머는 1시간이 맥스. 1시간 벨이 울리고나서는 긴장상태로 계속 찔러 봅니다. 놀라운건 150도씨에서 1시간이나 구웠는데도 아직 속이 익지않았다는 거죠. 역시 두시간을 구워야 하는 것은 수분의 함량 덕분인 것 같습니다.

- 정말 속까지 익은 상태가 된 건 2시간 가량이 지나서였습니다. 역시 레시피라는 건 아무나 만드는 것이 아닌 듯 합니다.

- 일단 다소 식힌 후에 틀에서 떼어 냅니다. 이형제의 성능이 생각보다는 좋습니다. 자주 쓰게 될듯합니다.

- 그리고 다크럼을 바릅니다. 살짝 따듯한 상태라 그런진 바르기 무섭게 스며들어서 바르기 전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한통에 두큰술 씩 바르라고 하다니 누구를 술에 취해 죽이려하는가라는 부질없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갑니다. 결국 중간에 새가슴이 되어서 아마 한 큰술 씩만 바른 것 같아요.

- 완전 건조/냉각 시킨 후.  파우더 설탕을 뿌립니다.



2. 시식
일단 기본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맛입니다. 예상했던 대로 술과 과일과 향신료가 섞여서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습니다. 비교적 저온에서 오래 굽다보니까 충전물의 알콜기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한 조각을 다 먹으니까 볼이 화끈 거릴 정도로 술기운이 올라옵니다. 이정도면 실온에서 숙성시킬 수 있다라고 한 그 말도 이해가 갑니다. 상할래야 상할 수 없는 케익인거죠. 묵직하니 진득한 텍스쳐가 있고 속이 언제나 젖어있는 묘한 질감입니다. 양갱과 케익의 중간이랄까요. 머스코바도 설탕과 탄 설탕이 들어가서 약간 씁쓸한듯하면서 카라멜/초콜렛 풍미가 있는 진중한 단 맛이 복잡한 여러가지 맛들의 경쟁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맛있다...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어....

처음엔 위 사진에 나온 것 처럼 포트와인과 먹어보았는데 그다지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스와인과 잘 어울리더군요. 그 전까지는 코스나 메뉴 구성상에서 포트와인과 아이스와인을 교체가능한 것 쯤으로 이해하고 있던 저였기에 좀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차와 잘 어울립니다. 커피도 좋고요. 차는 특히 보이차 처럼 허브의 향이 날카롭지 않은 숙성차가 좋은 것 같습니다. 페퍼민트나 카모밀은 살짝 충돌하는 느낌이고 (하지만 흥미롭기도) 레몬밤은 제법 어울렸습니다.

3. 숙성
레시피에는 2달 까지는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6주정도가 지나면 최고의 맛을 낸다고 했고요. 하지만 3주 정도가 지난 1월 15일 현재 거의 다 먹어버렸습니다.
시간을 두고 변화를 지켜본 결과 점점 알콜의 바늘은 좀 무뎌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술기운은 남아있다는 점이 일단 처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는 복잡했던 맛들이 한 곳으로 모아진 듯한 인상이 듭니다. 앞으로 한 번 더 구워서 진짜 6주 이상 숙성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by 액화철인 | 2010/01/15 17:17 | 입 안의 쾌락 | 트랙백 | 덧글(3)

카리브해의 크리스마스 케익 "볼로 프레투"를 만들어 보았다 2/3 - 준비편-

1. 레시피 분석 및 조정

충전물:
  • 굵게 다진 통아몬드,1& 3/4 컵
  • 굵게 다진 건체리, 1& 3/4 컵
  • 굵게 다진 건자두, 1& 3/4 컵
  • 굵게 다진 건포도, 1& 1/2 컵
  • 커런트, 1& 1/4 컵
  • 굵게 다진 오렌지필, 3/4 컵
  • 다크럼, 1& 1/2 컵 (+ 코팅용 4테이블스푼)
  • 루비포트, 1& 1/2 컵

충전물의 구성은 좀 심할 정도로 과일편향적입니다. 호도나 잣을 추가하고 건체리나 건포도를 줄일까라는 유혹에 잠시 시달렸으나 그냥 가기로 합니다. 다만 퓨레가 아닌 통 커런트를 쓰는 경우에 씨가 넛의 씹는 맛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살짝 기대해 봅니다. 여기 있는 재료 모두가 한국에서 구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의 홈베이킹 환경이 몇 년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가장 구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되었던 커런트의 경우도 줄기째로 냉동시켜서 파는 것이 있더군요. 레시피에는 색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화이트나 블랙보다 산미가 강한 레드를 써서 발란스를 맞추기로 했습니다.
또 한가지. 차우닷컴에서 본 레시피에 달아놓은 노트에는 오렌지필 대신에 자몽을 가지고 캔디드 필을 직접 만들어 쓰면 어떨까 라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버렸습니다.
만드는 김에 시험삼아서 요즘 시중에서 폭발적 인기를 구가하는 이스라엘산 스위티 자몽으로도 만들어 보았는데 흰살을 거의 끝까지 제거하고 6번이 넘게 데쳤음에도 불구하고 아린 맛이 사라지지 않아서 충전재로 넣지는 않고 그냥 간식으로 먹기로 했습니다. 반면에 씹는 맛을 위해 살을 좀 남기고 4번 데친 후 졸인 일반 자몽의 결과물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절임술의 베이스는 다크럼, 네그리타를 쓸까 하다가 그냥 인도산 칼립소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본 레시피에서는 리큐르 대신에 포트와인이 들어갑니다. 포트와인 역시 리큐르처럼 보틀링시에 가당이 되는 술입니다. 하지만 다른 리큐르와는 달리 와인의 걸죽한 질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이 다크럼의 진한 카라멜 풍미와 어울리면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됩니다.

루비 포트는 꽤 구하기 힘든 걸로 알고 있었는데 왠일로 샌드맨의 루비포트가 국내 모 와인 포털에서 12월의 와인으로 선정되는 바람에 맛도 볼 겸해서 한 병 구했습니다. 제법 만족스러운 맛. 칼립소가 심하게 밀리는 느낌이었지만 뭐 절임이 되면 모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케익:

  • 중력분, 3컵
  • 소금(천일염), 2 티스푼
  • 베이킹 파우더, 1 테이블스푼
  • 시나몬 간 것, 1/2 티스푼
  • 정향(클로브) 간 것, 1/2 티스푼
  • 육두구(넛멕) 간 것, 1/2 티스푼
  • 버터(무염, 실온), 1 파운드  (454g)
  • 황설탕, 2& 1/4컵
  • 달걀 큰 것, 6개
  • 바닐라 엑스트랙트, 2 티스푼
  • 태운(졸인)설탕 3/4 컵
  • 다크럼, 4테이블스푼, 코팅용

- 4대 재료인 밀가루, 버터, 계란, 설탕에 대한 고민.  
여기 사용되는 밀가루는 중력분, 즉 높은 글루텐 컨텐트를 요하는 것이 아니니까 평범한 우리밀 유기농 밀가루를 쓰기로 합니다. 버터는 만만한 앵커버터. 밀가루하고 버터는 비교적 쉽게 결정이 났는데 설탕과 계란의 고민이 밀려옵니다.
일단 계란에 대한 고민은 이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일반 계란의 무게는 55~60g정도 하지만 미국의 large사이즈의 계란은 57~63g정도로 약 2~3g의 근소한 차이지만 들어가는 개수가 6개나되다 보니까 최대 18g, 즉 3분의 1개라는 꽤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계란의 무게를 달아 57g이 넘는 것을 쓰기로 합니다. 확실히 미국 베이킹의 레시피는 쪼잔하게 접근하는 것 보다 통크게 그냥 계란 하나면 하나지 뭐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맘편할 듯 하긴 하지만 말이죠.
설탕에 대한 고민은 이 보다는 좀 복잡합니다. 레시피에서는 라이트 브라운 슈거와 번트 슈거를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번트 슈거, 차우닷컴의 노트에선 직접 만들지말고 모모사에서 나온 기성품을 쓰세요라고 했지만 여기서 그거 구할 방법 없습니다. 그래서 레시피를 조정합니다. 원래 차우닷컴에서도 오리지널 레시피에서는 당밀로 만들지만 번트슈거로 대체함이라고 한 부분에서 힌트를 얻어서 이런 식으로 바꿨습니다. 일단 다소 덜 탄 느낌으로 설탕을 졸이고 황설탕을 당밀함량이 높은 머스코바도 흑설탕으로 교체해서 탄 느낌 카라멜과 당밀의 느낌을 주기로 합니다. 문제는 머스코바도는 수분함량이 높다는 것 ,따라서 절반은 머스코바도 다크, 절반은 라이트 브라운 슈거로 조정합니다. 그리고 계란의 양이 다소 적더라도 그냥 6개만으로 가기로 합니다. (계란의 4분의 3은 물이거든요)

-허브에 대한 고려
볼로프레투의 기가막힌 풍미를 만드는 건 바로 향신료. 본 레시피의 향신료는 육두구, 정향, 시나몬이 쓰입니다. 이 조합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육두구겠죠. 문제는 통 육두구를 금방 갈아 넣어야 하는데 시중에 파는 건 전부 미리 갈아 놓은 것들 뿐. 갈아 놓은 육두구는 맛이 약합니다. 육두구 양을 늘려볼까 하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통육두구는 아니더라도 슬라이스된 육두구 즉 메이스의 씨앗을 파는 곳. 바로 경동시장 약재상. 그래서 한약재 파는 곳에서 슬라이스 된 육두구를 구입했습니다. 정향은 원래 갈기 전의 것을 파니까 걱정 끝. 그냥 손쉽게 제일 흔한 ISFI로 그리고 시나몬은 가루도 별 상관 없으므로 시나몬은 가루로.

베이킹 소다가 1큰술이나!!라고 걱정했을 나지만 이제는 SIB의  냄새안나는 신제품이 있어서 그건 걱정 끝

여기까지 준비 끝 그리고

크리스마스 10일 전
드디어 충전물을 혼합해서 3.2리터 통에 넣었습니다.

빨간 건 , 커런트. 문제는 국내 시판 중인 냉동커런트는 그야말로 장식효과만 기대해야 할 정도로 맛이 형편 없었다는 겁니다.
아아 케익에 들어가서는 그저 큰 실수 안하고 다른 재료 발목을 잡지만 말아달라는 국가대표 모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이 됩니다.


그럼 이제 드디어 굽는 일만 남았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왔습니다.



다음은 마지막 제작과 시식 이야기입니다.

by 액화철인 | 2010/01/08 19:24 | 입 안의 쾌락 | 트랙백 | 덧글(2)

카리브해의 크리스마스 케익 "볼로 프레투"를 만들어 보았다 1/3 -리서치편-

0. 배경

크리스마스 케익이라고 이야기하면 어떤 케익을 떠올리십니까?
정통 프랑스식 제과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이름부터 벌써 "노엘(크리스마스)"이 들어가는
부쉬드노엘을 떠올리실 것이고 영미문화권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프룻케익(과일케익)"을 떠올리실텐데요.

어릴 적 우리나라 제과점에선  초콜렛크림과 커피크림이 들어간 스폰지 케익 위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크리스마스스러운
온갖 장식을 얹어 놓은 케익을 팔곤 했었죠. 지금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왠지 초콜렛케익을 먹어줘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스멀거리며 밀려오는 것도 사실은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 것 같아요. 당시 그 케익은 사실 빠따비스퀴를 더 만들기 쉽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스폰지케익 시트로 바꾼 일종의 변형 부쉬드노엘이었습니다. 유럽 특히 프랑스의 제과/제빵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으로부터 현대제과의 트렌드나 취향을 물려받은 흔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전 80년대 초 까지만 해도 보통 파운드 케익에 건과와 견과를 더 많이 넣고 위에는 번들번들한 시럽을 발라놓은
"후르츠케키"라는 물건이 우리의 크리스마스를 장식했었다고 합니다. 이는 아마도 미국의 영향 때문으로 생각이 되는 데요.
영미문화권에선 크리스마스 케익은 당연히 프룻케익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이게 너무 범람한 나머지 지금은
크리스마스 때 성의 없이 돌리는 선물의 대명사 처럼 되어버렸죠. 사뭇 발렌타인데이 때 사무실 책상위에 굴러다니는
여직원들의 우정초콜렛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면 연상이 쉬울 듯 합니다. 

만들기가 무척 쉬운 케익이라 로마시대때 부터 존재했었다고 하죠. 그 때엔 석류알과 잣, 건포도를 보리반죽에 섞고
화덕에서 은근한 불로 구워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점차 한 해 추수를 기념하는 기분으로 수확한 견과류나 봄부터 수확해서
설탕에 절여놓거나 말린 과일을 썰어 넣다 보니 어느 새 연말에 먹는 케익이 되어버렸고 결국 연말 최대의 명절 크리스마스와
결부되었습니다. 만들기 쉽다 보니 케익을 안만들던 사람도 크리스마스에 직접 구워 카드와 함께 친구들에게 돌리는 풍습이
생겼죠. 그러다가 20세기 초에 대량생산 프룻케익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직접 만들기 보다는 사서 보내는 식으로 변질되기
시작해서 이젠 크리스마스만 되면 그냥 발에 채이는 선물이 되어버린 거죠. 심지어는 1월이 되면 남은 프룻케익을 높이 쏘아
올리는,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천벌받을 대회까지 생길 정도가 되었습니다.

어쨌든 올해는 크리스마스에 뭔가 특별한 걸 해볼까 하다가 프룻케익을 굽기로 했습니다.
원래 예전에 즐겨 만들던 영국식 레시피가 있었는데 이젠 뭔가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어서 한참을 뒤지다가
찾은 바로 그것! 카리브해의 프룻케익이라 할 수 있는 "볼로 프레투"

결국 프룻 케익 뭐 별건가라고 생각했다가 개고생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

1. 리서치

"볼로프레투" 카리브해의 도서지역에서 쓰이는 파피아멘투語로 볼로는 케익 , 프레투는 까맣다는 뜻,
즉 문자 그대로 까만 케익이라는 뜻입니다. 이 케익을 "검게" 만드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백설탕이 아닌 흑설탕이나 심지어는 거무죽죽한 당밀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 둘째 다크럼과 포트와인 등의
진한 색의 알콜을 사용한다는 점이죠. 이 알콜 덕분에 좀 많이 드시면 실제로 취기기 오르는 마성의 디저트이기도 합니다.
보통 술을 요리에 쓰는 경우 알콜성분이 날아가버리는데 반해 볼로 프레투의 경우는 구은 후에도 알콜기를 다소 함유하고 있어
독특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구은 후에 술을 바르기까지 하죠. 럼을 사용하기 때문에 럼케익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있습니다.
서인도 제도 쪽으로 신혼여행 가셨던 분들은 한 번 쯤 드셔보시기도 했었던 그런 케익입니다.

볼로프레투는 보통 "신부의 케익"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름 그대로 결혼식에서 주로 먹는 케익이죠.
결혼식에는 이 검은 케익 위에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는 흰 아이싱이나 크림을 올리기도 합니다.
결혼식 뿐아니라 생일이나 추수감사절 그리고 물론 크리스마스 처럼 축하할 일에는 빠지지 않습니다. 

볼로프레투는 영국식 프룻케익과 푸딩이 카리브해에 정착된 것으로 원조와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은 재료로 구성됩니다.

  a. 필링(Filling) - 충전물. 기본적으로 술에 재어 놓은 건과와 견과입니다. "카리브해의 여인들은 볼로프레투를 만들기 위해
   일년전부터..."로 시작되는 전설처럼 충전물은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일년여 가까이 알콜 내지는 설탕에 절임해 놓습니다.
   견과는 보통 아몬드, 피칸, 호두, 잣, 피스타치오 등이고 건과는 건포도, 건체리, 건자두, 건살구, 건대추야자, 건파인애플,
   건망고 등 건조 과일이면 다 쓸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b. 술(alcohol) - 술은 주로 충전물을 재어두는 목적, 그리고 다 구워진 케익에 발라 풍미를 부여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하기
  위해 쓰입니다. 보통 브랜디나 다크럼을 베이스로 포트와인이나 트리플 섹, 아마레토 등의 리큐르를 섞어 씁니다.
  보통 결혼식에 쓰이는 볼로프레투가 크리스마스용 볼로프레투보다는 훨씬 알콜기가 높은 성인용입니다.

  c.향신료 (Spice) - 영국식 프룻케익과 마찬가지로 볼로프레투에는 향신료가 가득들어가있어 전체적으로 이국적이고 따듯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주로 쓰이는 건 당연히 디저트 향신료의 제왕 시나몬, 그리고 육두구와 클로브,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올스파이스도 쓰이죠.

  d. 케익 배치 - 일반적으로 프룻케익은 배치만들기가 까다롭지 않습니다. 계란도 그냥 흰자 노른자 구분 없이 동시에 넣고
    섞어버리면 됩니다. (당연히 순조로운 에멀젼화를 위해 조금 씩 섞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볼로프레투를 일반적인 프룻케익과 차이가 나게 하는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설탕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 처럼
    흑설탕과 당밀이 이용됩니다. 그래서 검고 진득한 카리브해 특유의 풍미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풍미를 위해서
    설탕을 다소 태워서 쓰기도 하죠

이 네가지 요소만 있다면 세부적인 것에서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볼로프레투인 만큼
대단히 많은 레시피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결국 제가 자주 참고하는 요리 사이트인
차우닷컴의 레시피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2. 레시피(출처)

주의:
미국은 1그람의 차이에 연연해하지 않는 대인배적인 베이킹을 자랑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세밀하지 못하죠.
일반적으로 미국의 레시피는 무게가 아닌 부피로 재료의 양이 표기가 되는 것도 이런 경향의 표출입니다.
사실 재료를 그램단위로 달아 버릇한 사람들에게는 저으기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게다가 미국은 일본과는 달리 컵사이즈 조금 큽니다. 일본이 200ml가 1컵으로 쓰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237~240ml죠. 미국 바로 위에 있는 캐나다나 호주의 1컵이 250ml라는 것 까지 감안하면 더욱 골치아파지는 거죠.
감안 하시고 다음의 레시피를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조리양: 9X5인치 식빵틀 2개분

충전물:
  • 굵게 다진 통아몬드,1& 3/4 컵
  • 굵게 다진 건체리, 1& 3/4 컵
  • 굵게 다진 건자두, 1& 3/4 컵
  • 굵게 다진 건포도, 1& 1/2 컵
  • 커런트, 1& 1/4 컵
  • 굵게 다진 오렌지필, 3/4 컵
  • 다크럼, 1& 1/2 컵 (+ 코팅용 4테이블스푼)
  • 루비포트, 1& 1/2 컵

케익:

  • 중력분, 3컵
  • 소금(천일염), 2 티스푼
  • 베이킹 파우더, 1 테이블스푼
  • 시나몬 간 것, 1/2 티스푼
  • 정향(클로브) 간 것, 1/2 티스푼
  • 육두구(넛멕) 간 것, 1/2 티스푼
  • 버터(무염, 실온), 1 파운드  (454g)
  • 황설탕, 2& 1/4컵
  • 달걀 큰 것, 6개
  • 바닐라 엑스트랙트, 2 티스푼
  • 태운(졸인)설탕 3/4 컵
  • 다크럼, 4테이블스푼, 코팅용

조리법
 - 충전재 준비 : 충전재의 재료를 전부 섞고 뚜껑을 꼭 닫을 수 있는 3리터 들이 통에 넣어 잘 섞는다.
                       뚜껑을 잘 덮어서 어둡고 차갑고 건조한 곳에 1주일 동안 재어 놓는다.


 - 케익:
    1) 오븐은 섭씨150도로 예열, 중간 위치에 랙을 올린다, 두 개의 9X5인치(21.5X12.5 cm) 식빵 팬 안 쪽에 버터를 발라 놓는다.
    2) 밀가루, 소금, 베이킹 파우더, 시나몬, 정향, 육두구를 커다란 보울에 섞어 놓는다.
        체에 치고 저어서 공기와 섞이고 멍울이 없도록 놓아둔다.

    3) 스탠드 믹서에 패들을 장착하고 버터와 설탕을 중간 속도로 창백해 질 때까지 약 3분정도 섞는다.
        보울의 옆으로 밀린 것들을 긁어 내리고 다시 믹서를 중속으로 올린 후 계란을 하나씩 섞이는 걸 확인하면서
        넣는다. 하나가 전부 섞인 후에 다음 계란을 넣는다. 바닐라 엑스트랙을 넣는다. 다시 보울 옆으로 올라간 재료를
        긁어 내리고 믹서를 저속에 놓는다.
    4) 2)의 밀가루 혼합과 1주일 재어놓은 충전물을 그리고 졸인 설탕을 3)에 넣고 잘 섞일 때까지 젓는다,
       반죽은 1)에 준비한 식빵팬 두 개에 똑같이 담는다.
    5) 케익 테스터로 찔러보아서 깨끗하게 나올 때까지 두시간 정도 오븐에서 굽는다.
    6) 다 구워진 후 팬에 들어 있는 채로 와이어랙에 올려 30분정도 식힌다.  팬에서 케익을 빼내 랙위에 올려놓고
       각각 준비된 코팅용 다크럼을 붓으로 전체 발라준다. (각각 2테이블 스푼 씩)
       자르거나 먹거나 숙성시키기 전에 완전히 식힌다.
    7) 숙성을 위해서는, 지퍼락백 등에 넣고 실온에 2개월까지 보관한다. 어두운 찬장이 최적의 장소.
        케익 내부의 수분 때문에 질감이 변할 수 있으므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절대 금물
   


다음 포스팅에선 준비편을 그리고 다음 포스팅에선 제작과 시식편을 보내드립니다.




by 액화철인 | 2010/01/04 14:24 | 입 안의 쾌락 | 트랙백 | 덧글(3)

홈베이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버터의 이런저런 이야기

0. 버터란 무엇인가?

 

제과에 쓰이는 재료 중 가장 중요한 걸 꼽으라면 뭐니뭐니 해도 버터.

쿠키도, 케익도, 파이도 버터에서 시작해서 버터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홈 베이킹에 조금이라도 손을 대본 사람들은 한 번 이상씩은 버터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죠. 소분의 문제, 선도 유지와 보관의 문제, 게다가 작년과 올해 초에는 품절사태까지 발생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의 골치를 썩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버터에 관한 가장 큰 고민은 뭐니뭐니해도 어떤 버터를 써야 좋을까라는 것이겠죠. 버터는 제과에 있어 캔버스 같은 것이라 무엇이 좋은 버터일까, 내가 만들고자 하는 빵에는 어떤 버터가 어울릴까란 고민은 언제나 시작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좁은 의미의 버터는 소젖의 유성분을 모아 응축 고형화 시킨 것입니다. 좀심하게 표현하자면 우유에서 지방 이외의 것들을 뺀 것이 버터라는 이야기겠죠. 보통 우유의 유지방은 3.25%정도인데 유지방비율이 18~30%정도면 생크림이라고 부르고30%~40%정도면 휩크림, 65%를 넘어가면 버터라고 불리기 시작합니다. 국내에선 법적으로 80% 넘는 것을 버터로 판매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원래 소에서 나온 원유는 가만히 놓아두면 유지방이 자연스럽게 분리됩니다. 목장에서 먹는 처리되지 않은 원유가 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위로 떠오른 지방이 많이 함유된 부분이 입에 먼저 닿기 때문이죠. 시판되는 우유는 큰 지방구를 잘게 부수어 섞어 우유를 균질하게 만들어 주는 균질화(homogenization)작업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지방구의 자연적인 분리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원유의 상층부의 지방층은 대체로 2~30%정도의 지방을 함유합니다. 한마디로 "생크림"이라는 이야기죠. 버터는 이 생크림에 물리적 충격을 주어 수분을 빼는 작업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물리적 충격은 다양할 수 있겠죠. 근대 이후로 원심분리기류의 기계의 사용이 보편화되었지만 하지만 예전에는 버터천(butter churn), 좀 낯선 한자어 표현을 빌리자면 교반기라는 나무통에 피스톤이나 핸들이 달린 기계를 이용했었습니다. 사실 체력만 충분하다면 큰 유리병과 실온에 하루 정도 놓아둔 생크림을 가지고도 버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냥 큰 유리병에 생크림을 3분의 1이하로 채워넣고 카니발콥스의 음악을 틀어 놓고 내용물을 유리병 벽에 부딪힌다는 느낌으로 흔들어 대며 10분 가량 미친 듯이 춤을 추기만하면 됩니다. 충격에 의해 지방구는 지방구끼리 뭉치게 되어 버터가 되는 거죠.

 

지역과 문화에 따라서는 물리적 충격 이상으로 수분을 제거하는 방식을 쓰기도 하는데 물로 수분을 씻어내는 방법이나 가열하여 증발시키는 방법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버터 한 덩이 드실라우?"

티벳 사원에서도 볼 수 있듯 버터의 교유는 범문화권적인 것이었다.





1. 버터의 구분

버터는 구성성분의 65% 이상이 유지방인 덩어리라고 단순하게 정의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종류로 나뉘어 집니다.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구분은 가염/무염인데요, 말 그대로 소금을 넣었느냐의 여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염버터는 문자 그대로 소금이 첨가된 버터로 요리의 재료라기보다는 그대로 빵에 스프레드로 발라 먹거나 밥에 비벼 먹는 등 막 바로 쓸 수 있는 준비된 일종의 조미료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버터에 소금만 첨가 된 것이기 때문에 그 가염비율만 계산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제과나 제빵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소금의 혼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순수하게 소금만 첨가된 가염버터는 훌륭한 대체제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소금의 비율을 신경 써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가염/무염의 구분보다 좀 더 심오한 구분은 스위트크림버터(Sweet Cream Butter)로크림버터(Raw Cream Butter)입니다. 흔히 한국에선 스위트크림버터라하면 버터보다 좋은 한단계 고급품으로 알려져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니까 일단 그렇게 알고 계신 분들은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둘의 차이는 원자재 즉 생크림의 살균 여부에 따른 겁니다. 유제품은 일반적으로 대량 유통을 위해 흔히 패스쳐라이제이션이라고 불리는 가열살균을 거칩니다. 생물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실험을 위해 일단 시액을 끓여서 멸균시킨 루이스 파스퇴르라는 희대의 화학자/미생물학자의 이름을 딴 이 방법은 다른 거 없습니다. 그냥 균이 못살게 냅다 끓여버리는 겁니다. 예전 80년대 후반에 한창 우리나라 낙농업계에 파스퇴르공법 논쟁이 있었을때는 패스쳐라이제이션 = 저온살균법이라고 잘못 알려지기도했었지만 사실 몇 도에서 끓이던 일단 끓이는 건 무조건 파스쳐라이제이션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유의 살균에 대해서는 따로 할 말이 많아서 자세한 건 다른 포스팅으로 미루기로 하겠지만 한 가지 우유의 가열살균이 문제가 되는 건 우유를 끓이게 되면 죽는 건 세균뿐이 아니라는 것 때문이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나쁜 균만 죽이고 풍미와 영양은 살리고 싶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에 대한 논쟁이 벌어집니다. 물론 가열자체를 안한 쪽이 풍미가 좋다는 건 상식이겠죠.


버터를 만들기 위해서 채취한 생크림을 가열살균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스윗크림로크림의 구분이 생깁니다. 현대 대규모 낙농업자들의생산품들은 당연히 대부분 스윗크림이겠죠. 로크림은 전통적인 유통방식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둘 중의 맛은 당연히 로크림이 월등합니다. 산업화 이전의 소량유통, 인근판매하는 버터는 로크림버터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버터는 몇 일에 걸쳐 여러 목장에서 생크림을 모아 버터화를 시키게 되는데 이 몇일 동안 생크림은 자연스럽게 발효된 상태가 되기 마련이었고 그런 발효상태의 크림으로 만든 버터를 발효버터, 혹은 컬쳐드버터(cultured butter)라고 합니다.(여기서 culture는 문화란 뜻이 아니라 배양균이라는 뜻) 발효된 크림에는 다이아세틸이라는 물질이 자연스럽게 증가되어 버터의 풍미가 더해지게 되는데 식료품의 라벨을 읽는 것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에게 다이아세틸이라는 이름은 꽤나 익숙할 겁니다. 다이아세틸은 마가린이나 버터맛 캔디나 버터맛 스낵 처럼 버터를 쓰지 않는 음식에 버터맛을 주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한 마디로 버터를 버터답게 만드는 물질이란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크림이 발효될 수록 더욱 버터다운 풍미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는 거죠.


살균을 거치지 않은 로크림으로 만드는 전통적인 발효 버터와는 달리 요즘처럼 끓인 크림으로 버터를 만드는 경우에는 살균 후에 배양균을 따로 넣어 일부러 발효를 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발효버터의 특징은일반 버터에 비해 버터향이 강하고 상큼한 신맛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백화점 등에서 팔리는 오가닉 밸리의 컬쳐드버터

맨 밑줄에 스윗크림은 일단 가열살균된 크림으로 만들었다는 의미

시큼하고 진한 풍미를 가지고 있어 초보자가 써도 리치한 쿠키를 만들게 해주는 반칙성 재료지만

가격이 일반 버터의 네다섯배이므로 가히 부르조아의 버터라 할 수 있다.






유통에 관한 이슈 때문에 집근처에 낙농가와 유제품 생산시설이 있는 프랑스 노르망디나 브르타뉴가 아니라면 로크림 컬쳐드버터를 먹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무염버터는 스윗크림으로 만든 일반적 버터와 스윗크림을 젖산으로 발효시켜 버터화 시킨 락틱버터 혹은 스윗크림컬쳐드버터라는 발효버터로 나뉘어집니다. 보통 일본식으로 구분하는 감성버터(Sweet Butter) 대 사워버터라는 개념은 이런 현실성을 반영한 분류라고 보면된다. 다만 감성버터든 발효버터든 전부 스윗 크림(살균한 생크림)으로 만든 버터라는 건 알고 있자.


로크림버터의 예, 요즘 이런버터를 구하려면 진짜 농장 근처에 살고있지 않으면 곤란하다.

(사진 출처: 아마츄어 구어메)






2. 좋은 원유가 좋은 버터를 만든다는 당연한 사실
세계의 명파티셰들이 쓴다고 알려진 명버터들의 퀄리티는 원유의 질이 반칙이라서 그렇습니다. . 


"이지니" "르 갈"같은 노르망디 지방의 버터의 월등한 퀄리티는 그 지역의 습하고 차가운 기후조건과 토양, 그리고 소의 종자라는 요인을포함하는 전반적 낙농환경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짐싸서 그곳으로 이사가지 않는 한은 아무리 생산 기술로 애를 써봐도 따라갈 수 없죠. 지구상엔 이렇게 축복받은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수입해다가 쓰는 사람마다 크게 자랑하는 에쉬레 버터의 본고장인 프랑스 서부의 에쉬레 마을(꼬뮌),케리골드라는 명버터를 탄생시킨 아일랜드의 목초지, 그리고 유럽 낙농의 전통적 강자 덴마크, 그리고 농수산 축복의 땅 뉴질랜드등이 바로 이런 곳입니다. 이곳의 버터라고 하면 일단 훌륭할 것이라 기대해도 좋겠죠.

 

명불허전 이지니 상 메르의 무염버터중에서도 엑스트라 파인급의 명품.

나무통에 250그램씩 담아서 파는 사치스러운 포장을 자랑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살 수 있지만, 가격이 위에 비싸다고 투덜거린 오가닉 밸리의 세 배에 육박한다.

그 정도 구매할 수도 있지만 현지에선 한국에서 팔리는 가격의 5분의 1 정도라는 사실이 때문에 망설여진다.


프랑스 요리 좀 한다는 사람들은 모두 칭송하는 에쉬레 버터

이지니 보다 살짝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아주 옛날에 비싼 줄 모르고 친구집에서 이걸로 스튜를 만들었다가 텍스쳐에 놀란 적이...





3. 홈메이드 버터와 버터의 수분량에 대한 이야기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생크림만 있다면 집에서도 버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묘사한 병에 크림을 넣고 쳐대는 무식한 방법 보다는 그냥 생크림을 푸드프로세서나 핸드블렌더로 돌리는 방법 쪽이 훨씬 편하겠죠. 생크림을 보울에 담고 핸드블렌더 혹은 스탠드 믹서로 치대면 크림상태로 거품이 올라오다 어느 단계를 부터 신기하게도 유지방과 유탁액이 분리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거름천을 이용해 액체를 걸러 유지방만을 모아 놓으면 수제버터가 완성됩니다. 액체는 버터밀크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저지방우유라고 할 수 있는데 미용에도 좋으니까 함부로 버리면 아깝습니다.



엄청난 고문을 겪고 난 생크림은 이렇게 버터밀크를 뻘뻘흘리면서 버터를 실토하기 시작한다. 



신기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렇게 생크림으로 버터를 만들어 쓰시는 분들도 꽤 계시는데 사실 제과나 제빵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홈메이드 버터 제조는 쓰다 남은 (유통기한이 짧은) 생크림을 처치하는 목적 이외에는 커다란 의미가 없습니다. 왠지 직접 집에서 만드니까 신선하고 건강할 것 같지만 훌륭한 버터로서의 신선함이나 향을 추구하기엔 홈메이드 버터에는 몇 가지 제약이 존재합니다. 먼저 시판되는 생크림의 대부분은 95도 정도의 고열에서 살균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이미 원유의 고소함이나 풍미가 이미 어느 정도는 희생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살균된 크림을 써서 만드는) 시판버터 보다 훌륭한 풍미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같은 재료라면 좀 더 나은 기계로 분리시키는 쪽이 나은 건 당연겠죠. 그 이유는 수분함량 때문입니다.


보통 현대 버터의 조성은 80%유지방, 18%수분, 2% 우유 고형분 이라고 보면됩낟. 일반적으로 좋은 버터라고 알려진 버터일 수록
유지방의 함량이 올라가고 수분이 내려갑니다. 유럽이나 뉴질랜드의 버터가 미국의 버터보다 훨씬 독특한 풍미를 풍기는 이유 중 하나는 유지방 함량이 82~6% 정도이고 수분의 함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초엽 기계적 공정이 도입되기 전의 버터천(butter churn)으로 만드는 전통방식의 버터는 유지방함량이 70%를 밑도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즘 홈메이드 버터라고 하면 전기로 가동되는 푸드 프로세서를 활용해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확실히 예전의 전래 방식보다는 수분이 더 잘 분리되어서 유지방 함량이 비교적 높긴 하지만 나오지만 그래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80%에는 다소 못 미칩니다.


유지방의 비율은 어디까지나 비율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거죠. 유지방 비율이 적어진다는 건 수분의 함량이 높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버터를 그냥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로 쓸 경우 수분함량은 별로 큰 의미를 주지 않습니다만 요리에 들어 갈때는 이야기가 틀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버터의 경우 80%정도의 유지방, 2% 정도의 유단백 18%의 수분이 들어 있는데 반해 유럽버터는 86% 유지방, 2% 유단백, 12% 수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파운드 케익 중사이즈(9인치X5인치)  하나 만드는데 225그람 정도의 버터가 들어간다고 할 때, 그 중 미국산 버터의 물의 양은 40그람 정도 유럽 버터의 물의 양은 27그람입니다. 미국버터를 쓸 때 유럽산 버터를 쓰는 것 보다 13그람이나 물이 더 들어가는 거란 이야기죠. 중사이즈 파운드 하나 만들 때 물이 티스푼으로 둘 반 정도가 반죽에 더 들어가고 유지방이 그만큼 빠지는 셈이라고 생각하시면 실감이 되시겠죠? 요리 할 때 특히 제과할 때 수분의 양은 요리의 풍미보다도 텍스쳐에 더 영향을 미칩니다. 버터 내의 수분이 적을 수록 요리의 텍스쳐가 더 고급스럽게 빠집니다. 이 적은 수분의 양 덕분에 유럽산 버터는 페스츄리를 만들어도 더 파삭하니 잘 부서지고 소스류를 만들 때도 더 부드러운 텍스쳐를 뽑아낼 수 있는 겁니다. 미국산 버터와 유럽산 버터의 차이는 그냥 밀푀유 한 번 만들어보면 금방 드러납니다.


4. 버터와 수분 두번째 이야기: 수분이 없는 정제버터의 세계

수분이 아예 없는 버터도 물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리적 공정을 거쳐 생산된 버터는 86% 이상의 유지방을 가지기 힘듭니다. 이 함량을 늘이려면 다른 방법으로 물과 유고형분을 빼줘야합니다. 즉 가열해서 증발시켜버리는 방법이죠. 저수분 버터나 인도의 전통버터 "기", 그리고 중동의 버터인 "삼나"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일반 버터를 가열하면 끓으면서 내부의 수분이 증발해 버리고 단백질인 유장이 위로 희게 떠오르고 유고형분은 밑으로 가라 앉게 됩니다. 이 때 유지방만 모아서 다시 굳히면 바로 100%유지방으로 만들어진 "기"가 완성됩니다. 


정제버터로 베이킹을 하는 건 별로 적절치는 않습니다. 첫째 융점이 높아지기 때문에 설탕 등과 섞어서 크림화 시키기 좋지 않습니다. 둘 째 버터에 풍미를 더하는 건 바로 유고형분인데 이걸 빼버리면 그냥 풍미가 빠진 기름이 될 뿐이죠. 하지만 프랑스에선 버터를 "뵈르 느와젯(헤이즐넛 버터라는 뜻)"으로 정제 시켜 베이킹에 쓰기도 합니다. 정제버터를 만들 때 밑에 가라 앉은 고형분을 슬쩍 태우면 헤이즐넛 향 비슷한 풍미가 유지방에 배게됩니다. 제누와즈나 마들렌 같은 크리밍과정이 필요 없는 녀석들을 만들 때 특유의 풍미를 더하기 위한 목적이지요.


5. 마가린은 버터를 대신할 수 있는가?

사실 제목의 질문이 뻔뻔스럽고 우습기까지 한 것이 이미 마가린은 버터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이 그 가격에 쿠키/케익류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마가린 덕분입니다. 시판되는 버터링쿠키는 버터가 아닌 마가린으로 만듭니다. 몸에 나쁜 합성첨가물 안들어 있고 게다가 맛까지 좋아서 (하지만 광고는 조금 역겨워) 존경받고 있는 있는 마켓오의 리얼브라우니의 원재료명 표에도 당당히 "가공버터"라고 들어 있는데 "가공버터"라는 건 많이 단순화 시켜서 이야기하면 "마가린+버터"인 물건입니다. 쉽게 정리하자면 동물성 유지방이 50%미만이면 그냥 마가린, 50%이상 80%미만일 경우엔 가공버터, 80%이상이면 버터로 인정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미 프로 베이킹의 세계에서는 마가린과 가공버터가 대세 입니다. 단! 여기서 프로 베이킹이라 하면 대량생산 대량판매를 위한 제과라고 해석하셔합니다. 프로 베이킹이라고 해서 괜히 장인의 베이킹 정도로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어디까지나 마가린은 값싼 대체품이니까요. 


마가린의 기원은 역시 프랑스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버터의 소비량이 늘어서 공급부족이 국가적 문제로 급부상했던 19세기 나폴레옹3세가 "병사들과 하층민들에게까지 이 귀한 버터를 줘야 해?"라면서 이들에게 줄 값싼 버터 대체품을 발명하라고 현상금을 걸었던 결과가 바로 마가린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면 다소 날조입니다만. 어쨌든 마가린은 그야말로 버터의 조악한 대체품으로 탄생된 것은 사실입니다. 초창기 주 이용처가 병사들 짬밥과 하층민의 식탁이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그러던 것이 버터=동물성, 마가린=식물성 이란 단순한 생각만으로 마가린을 만들 때 발생되는 온갖 유해한 성분은 생각하지 않을 채 그냥 마가린은 버터의 건강한 대용품이라는 식으로 잘 못 알려져 한 때 훌륭한 식품의 대열로 잠시 올라섰다가 지방이 그냥 지방이 아니라 트랜스 지방이라는 경을 칠 녀석이 따로 있는데 마가린 제조 과정에서 이런 게 생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질 나쁜 녀석으로 추락해버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마가린의 제조회사들 역시 문 안닫고 살아남기 위해 이런 점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죠. 현재 트랜스지방성분이 줄거나 없는 마가린들이 개발되어 출시되고 있고 이런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가린이 단지 값싸기 때문에 제과업계에서 사랑받는 것은 아닙니다. 마가린이란 합성유지인데요 합성이라는 과정으로 탄생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성분의 조작이 가능합니다. 영양소를 추가한다거나 향을 넣는다거나 하는 외에도 녹는 온도를 낮추거나 밀도를 조절해서 제과시에 좀 더 작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훨씬 쉬운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하죠. 보통 파이는 겨울에 만들고 빵은 여름에 라는 이야기는 주변 온도의 영향 때문이죠. 파이생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죽으로 버터를 싸고 밀대로 미는 과정이 필요한데 버터가 빨리 녹게되면 여러가지 곤란해집니다. 따라서 주변온도가 약간 낮은 상태에서 작업하는 게 좋죠. 하지만 주변온도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사용되는 유지의 융점이 높다면 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겨울에 버터크림을 만드는데 주변 온도가 낮아서 곤란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저융점 유지의 고마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절에 상관없는 일정한 품질이나 작업환경조성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도 대량생산에선 마가린 내지 가공버터의 사용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업계의 베이킹은 홈베이킹보다 맛과 영양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재료의 단가를 생각해야하고 식품공전의 규정을 따라야 하니까요. 그걸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홈베이킹은 얼마든지 질 좋은 재료를 쓸 수 있고 어쩌면 그게 바로 홈베이킹의 진짜 매력아니겠습니까? 굳이 집에서 마가린을 써서 집에서 과자를 만들 필요는 없는 거죠. 밖에 널려있는게 마가린 과자인데 말입니다. 작업성 역시 각고의 노력으로 진짜 버터를 다루는 테크닉을 연마하는 것만이 진정한 홈베이킹의 길이겠죠. 그냥 크림화가 잘되고 프로처럼 부드러운 결과물이 나온다는 이유로 마가린이나 가공버터를 쓰고 뿌듯해하기보다는 말이죠.

6. 흰 버터, 노란 버터에 관한 오해와 진실
소젖으로 만든 버터는 자연스레 노란 색이 납니다. 이 노란 색은 카로틴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당근 같은 녹황색 채소나 소가 뜯어먹는 풀에 들어 있습니다. 보통 버터의 노란색에 관한 오해 중 하나가 여기서 출발하는데 풀뜯어먹고 행복하게 자란 소는 노란 색 버터를 만들고 갇혀서 인공사료를 먹고 자란 소는 흰 버터를 만든다는 식의 환상은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사계절이 있는 지역에선 겨울철에 소에게 푸른 풀을 먹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건초를 먹이게 되죠. 그 덕분에 겨울에 채취한 원유로 만든 버터는 색이 더 옅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기업형 낙농업인 경우에는 목초지에서 방목하기 곤란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인공사료를 먹이게 되는데 오히려 인공사료의 경우엔 사람 맘대로 카로틴을 인공적으로 사료에 넣을 수 있습니다. (카로틴은 합성이 비교적 쉬운 물질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오히려 합성 사료를 먹은 쪽이 더 노란색 버터를 만들 수도 있는 거죠. 따라서 버터의 색만을 가지고 이건 자연방목으로 키운 소가 만든 것이네 아니네 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시판되는 버터들의 대부분은 계절에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로 보이게 하기 위해 안나토나 카로틴등의 색소처리를 합니다.

7. 모유로 버터를 만들 수 있을까?
동물성 버터라고 하면 보통은 소젖을 떠 올리지만 대부분 포유 동물의 젖은 버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위에서 잠시 소개한 인도의 "기"도 젖소젖이 아니라 물소의 젖으로 만듭니다. 산양의 젖이나 염소의 젖도 버터의 재료로 자주 쓰입니다. 중부 아시아에서 버터라고 하면 소젖보다는 야크의 젖으로 만드는 것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포유류인 인간은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생태계에서 도망다니는 쪽의 동물들은 수유의 기회를 갖기 힘들어서 한 번 먹일 때 진하게 먹여야 하기 때문에 젖이 진한 편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죠? 다른 동물에 비해 자주 수유하는 편이라 다른 동물들의 젖보다 묽고 더 달달한 편입니다.
하지만 우유에 비해서 잡식성인 인간의 젖은 더 높은 지방함량을 보입니다. 소젖의 경우는 평균적으로 3.25%인데 인간의 젖은 평균 4.2%의 지방을 가지고 있죠. 따라서 인간의 젖은 버터화 시키기 좋은 축에 속합니다.

모유버터의 제작에서 일단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전유와 후유의 차이입니다. 다른 포유 동물들과 동물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젖은 두 단계로 나뉘어져 나옵니다. 처음에 나오는 맑은 젖은 전유라고 하는데 탄수화물과 수분이 많이 들어 있고 갈증해소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5~6분쯤 빨고나면 후유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여기엔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 있어 먹으면 든든해지는 거죠. 그래서 한 쪽 가슴을 잠깐 먹이다가 다른 쪽으로 금방 옮겨 버리면 메인코스 빼고 샐러드만 두 번 주는 셈이라서 아기에게 좋지 않다고 하죠.

인간의 젖 중, 전유와 후유의 차이 눈으로 봐도 확연히 보인다.
잠시 놓아둔 후유의 윗부분에 크림층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연히 모유버터는 후유를 가지고 만드는 쪽이 편하겠죠? 제조 방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방구를 걷어내어 믹서에 넣고 돌리면 됩니다. 귀찮으면 그냥 모유를 믹서에 넣고 하염없이 돌리다보면 어느 새 버터밀크와 버터가 분리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모유버터의 제조 역시 우유버터의 제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지 출처: Paparella Brood, 개인 블로그)

실제로 작년 스위스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자기들이 쓰는 유제품의 75%를 모유화 하겠다면서 엄마들에게 "남는 모유 삽니다"라는
구입의향광고를 돌려서 화제가 된 적도 있었고 그 사실에 힘입어 낄 데 안낄 데 다 끼는 PETA에서 벤&제리 아이스크림 회사에게 우유대신 모유를 쓰라는 압력을 넣은 적도 있었죠. 사실 모유 버터는 우유에 없는 여러가지 인간에게 맞는 항균성분이나 젖산이 들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연고로서도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종종 만들어집니다. (아이에게 제일 좋은 비누라고 알려진 모유 비누 역시 모유에 들어있는 유지방을 활용해서 만들어지죠. 모유버터 역시 비슷하다고 보면됩니다.)  영양이 풍부하고 인체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모유이긴 해도 미식의 재료로 쓰이기엔 조금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람들의 식습관 때문에 모유는 근본적으로 맛과 풍미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모유를 비롯한 모든 분비물의 풍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분비주체의 섭취물입니다. 낑깡을 먹으면 오줌에서 낑깡냄새가 난다는 말은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겠죠? 젖소의 경우 식사의 재료가 광범위 하지 않습니다. 주로 풀과 약간의 잡곡류라 할 수 있죠. 따라서 단조로운 식습관 덕분에 일정한 풍미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일부 낙농인들의 경우에는 먹이를 바꾸어 원유의 품질을 조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경우 이런 짓을 했다가는 인권침해가 되어 버리는 거지요. 양질의 모유버터를 만들기 위해 유기농 채식식단만 먹고 사세요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이란 기본적으로 잡식성에다가 다른 어떤 동물에게서도 볼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섭생의 범위와 욕구를 자랑하기 때문에 일정한 품질의 젖을 기대하기 곤란하다는 점이 모유가 미식의 재료로 쓰이기 부적합하다는 이유가 되는 거죠. 물론 일 주일 동안 자몽과 보이차만 섭취한 출산 후 3개월이 지난 엄마의 젖으로 만든 버터로 만든 "비스퀴 도랑쥬"라는 건 저도 먹고 싶어집니다만은..


 




by 액화철인 | 2009/12/29 14:02 | 입 안의 쾌락 | 트랙백 | 덧글(32)

누군가의 포스팅에 감명을 받아 스티커 도안을 해보았...



요즘 늙은이들 버릇없어 큰일이다






안 그래도 진짜 누군가는 이 늙은이들 붙잡고 훈계라도 해줘서
"어르신"으로 갱생시키는 게 본인들을 위해서도 좋을 듯 하다..

내 기억으론 10년 전만 해도 저런 늙은이들이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창궐이라는 말을 써도 괜찮을 정도로 눈에 많이 밟힌다.

근데 도대체 누가 그 늙은이들을 붙잡고 훈계 할 수 있냔 말이지.

그래서 지하철 등에 이런 스티커라도 붙이면 대충 메시지는 전달이 될 듯한데
그럼 더 열받아서 길길이 뛰며 업그레이드된 패악술을 시전할까?
















THEOLDANDTHERUDE.ai

by 액화철인 | 2009/12/08 19:58 | 오욕의 타임캡슐 | 트랙백 | 덧글(3)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